M&A 업계에선 ‘김병주 MBK 회장 뜨면 한 수 접고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김 회장의 안목과 추진력, 그리고 인수투자한 기업을 키워내는 실력을 이 한 마디로 축약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은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넷째 사위라는 점 뿐만 아니라, ‘먹튀’ 이미지가 강했던 사모펀드를 기업 가치를 높이는 투자회사로 각인시키는 데 일조한 인물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중학교 시절부터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골드만삭스, 칼라일에서 일하는 등 금융업계의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왔습니다.
김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8월 대만 케이블TV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CNS) 지분 60%를 대만의 라면왕 웨이잉저우의 팅이홀딩스에 무려 24억달러(약 2조4000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차익금만 해도 9억달러(약 9000억원)에 이릅니다. 2013년 줄줄이 인수투자한 웅진그룹의 코웨이(1조2000억원),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1조원), ING생명보험(1조8000억원) 역시 네파를 제외하고는 수천억원의 차익금을 남길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김 회장이 최근 곤란에 빠졌습니다. 최근 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복수종합유선사업자(MSO) 씨앤앰 때문입니다.
MBK, 멕쿼리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가 2007년 씨앤앰을 2조여원에 인수할 당시만 해도 씨앤앰은 한 가입자당 100만원에 달할만큼 만큼 알짜회사였습니다.
물론 김 회장이 인수 한 뒤에 씨앤앰이 보인 성장세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최근 케이블 업계가 IPTV에 밀려 불황을 맞으며 한 가입자당 가치가 전반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는 씨앤앰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나마 디지털 전환율이 가장높고, 강남3구를 비롯한 수도권과 경지도 지역 1위라는 점이 씨앤앰 가입자에 대한 감가상각 폭을 줄인 것입니다.
김 회장은 씨앤앰을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졌습니다. 적은 수익을 남기더라도 매각을 하기만 해도 성공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어려운 작업입니다.
김 회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마법을 이번에도 보여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