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의 벤처캐피탈회사의 자금유치 규모가 329억7000만 달러(약 35조6700억원)로 지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년대비 62% 급증한 규모다.
투자자들이 활황세를 보인 미 증시를 통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펀딩하거나 벤처기업의 기업공개(IPO)에 관심을 가지면서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자금유치로 이어진 것이다. 벤처 자금 흐름을 분석하는 다우존스벤처소스에 따르면 지난해 약 105개의 벤처기업이 IPO를 실시했으며 이는 2000년 이후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벤처캐피탈펀드에 대한 투자수익률 역시 상승곡선을 그렸다고 다우존스벤처소스는 전했다.
벤처캐피탈펀드는 주로 연금, 기부금 등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 주를 이뤘다고 WSJ는 전했다.
세계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하나인 하버베스트파트너스의 스콧 보스 매니징 디렉터는 “벤처산업이 2년 전 흐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벤처기업에 있어 최고 수준의 투자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큰 손’ 투자자들의 관심이 우버테크노롤지와 같은 고평가기업에 쏠린 것 역시 벤처캐피탈자금이 증가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우버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2월 초 헤지펀드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약 12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이에 우버테크놀로지는 41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벤처캐피탈 투자열기가 과열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에 대한 ‘버블현상’ 논란이 끊이지 않고, 벤처투자가들이 기업들에게 지출을 주의하라고 촉구하는 것 역시 이 같은 불안감을 반증하는 것이란 해석이다.
플래그캐피탈매니지먼트의 피터 드니어스는 “(벤처자금유치 규모가 늘어났지만) 850억7000만 달러의 벤처펀드를 유치했던 지난 2000년 만큼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벤처기업 투자에 대한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