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돋보기] 지난해 말 '오너3세'들의 임원인사를 마무리지었던 세아그룹의 경영권 경쟁이 새해들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신호탄을 알린 것은 박의숙 세아홀딩스 부회장이다.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의숙 부회장은 지난 6일부터 4거래일에 걸쳐 세아홀딩스 주식 6만6062주를 장내매수 및 시간외매수 등의 방식으로 추가매입했다고 9일 공시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박 부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7.90%에서 9.55%로 높아졌다.
박 부회장이 세아홀딩스 지분을 매입한 것은 아들 이태성 전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태성 전무는 현재 세아홀딩스의 최대주주이지만 경영권을 놓고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과 이 회장의 아들인 이주성 전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합한 것보다는 적다.
이태성 전무의 지분은 35.12%인 반면 이 회장과 이주성 전무는 35.66%의 세아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
이에 박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분 매입에 나서며 이태성 전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 부회장 뿐만 아니라 이태성 전무 본인도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세아홀딩스 주식 총 4만1000주를 매입하며 지분율 확보에 힘을 쏟았다.
이같은 지분 확보 노력으로 지난 9일 현재 이태성 전무와 박 부회장의 지분은 44.67%로 이 회장과 이주성 전무의 지분율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 부회장과 이태성 전무의 세아홀딩스 지분 매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연말 이태성 전무와 이주성 전무가 나란히 승진에 하면서 경영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다만 주목할 만한 점은 승진에 따른 보직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태성 전무의 경우 세아홀딩스 전략기획팀장을 거쳐 상무로 승진한 뒤 그룹의 전략을 총괄해왔고, 전무 승진 이후에도 전반적인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에서 업무 경험을 쌓아온 이주성 전무는 세아제강에서 전략 수립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 관계자들은 이주성 전무가 세아홀딩스의 지분 매입 보다는 세아제강 지분 매입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세아홀딩스 지분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태성 전무와 달리 이주성 전무는 지난해 10여 차례 이상 세아제강 지분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10.85%에서 11.17%까지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태성 전무가 세아그룹 경영권을 승계하고 이 회장과 이주성 부자가 세아제강을 계열분리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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