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을 묶어 브릭스(BRICs)라는 용어를 창시했던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이 브릭스에서 브라질과 러시아가 탈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닐 전 회장은 ‘2001년 브릭스 창시 당시처럼 이들 4개국을 신흥시장 최강으로서 한 그룹으로 묶을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브라질과 러시아가 경제를 살리지 못한다면 오는 2020년에는 두 나라가 빠지고 단지 ‘IC’로 부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블룸버그의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7.0%, 인도는 5.5%를 기록하지만 브라질은 1% 미만 성장에 그치고 러시아는 마이너스(-)1.8%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만 해도 브릭스 4개국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당시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8.5%에 달했고 브라질도 6%를 넘었다.
오닐 전 회장은 2010년대 브릭스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약 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주요 7개국(G7) 평균의 두 배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오닐의 전망도 이전의 6.6%에서 낮춰진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서구의 제재와 유가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브라질은 국영 석유업체가 관련된 부패 스캔들로 허덕이고 있다.
오닐 전 회장은 “브릭스가 21세기 첫 10년에 보여줬던 놀랄 만한 성장세를 재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과거 매우 강력했으나 사라진 국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 러시아와 달리 중국과 인도는 전망이 밝다”며 “중국은 경제변화를 포용하려 하고 있고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가 총리로 선출된 이후 유가 하락과 젊은 인구구조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브릭스의 경제적 영향력이 앞으로도 확대될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에 힘입어 브릭스는 세계 경제에서 가장 지배적이고 명확한 힘을 유지할 것”이라며 “브릭스개발은행 설립은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오닐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펴낸 저서 ‘그로스맵’에서 브릭스 경제규모가 올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러시아 때문에 이 시기를 3년 후인 2017년으로 미룬다”면서 “인도는 2017년에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5위 경제국으로 오르고 중국은 2027년에 미국보다 커질 것이다. 브릭스는 2035년에 G7과 맞먹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오닐 전 회장은 7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기고글에서 “원유 선물 5년물 가격에 근거해 올 연말에는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유 5년물은 현물보다 투기 세력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실질적인 원유 수요를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2020년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70달러 선으로 현물가보다 20달러 이상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