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양띠 CEO로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김주하 NH농협은행장이 있다. 이들은 모두 55년생이다
온순함의 대표 동물인 양(羊)처럼 내적으로는 부드러움을 지녔지만 업계 1위를 향한 집념과 추진력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KB금융 내분사태 이후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의 특명을 안고 지난달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윤 회장은 LIG손해보험 인수라는 과업을 해결하기 위해 이사회를 포함한 계열사 전반에 걸쳐 대대적 개혁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 다시 1위 금융그룹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윤 회장은 소비자 금융을 강화하고 영업현장의 자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수익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올초 삼성화재에서 삼성생명 지휘봉을 바꿔 잡은 김 사장은 취임 이후 고강도 개혁을 추진했다. 성과가 없는 도쿄사무소를 과감히 폐쇄하고, 임원 17명을 퇴직, 전보 조치하는가 하면 1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시장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 1조클럽 타이틀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다.
‘개혁 전도사’로 불리는 김 행장은 조직문화를 개혁하고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를 도입했다. 이는 곧 실적 향상으로 나타났다. 김 행장이 취임 이후 농협은행의 예수금과 대출금은 각각 18조7000억원, 11조9000억원 늘어났다. 두 부문 모두 150조원을 넘어선 것은 농협은행 창립 이래 처음이다.
양띠 CEO 3인의 경영 스타일은 모두 현장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지속 성장을 위해 영업이 탄탄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강조한다.
윤 회장은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리테일, 웰스매니지먼트(WM), 기업투자금융(CIB)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힌 바 있다.
김 사장도 “현장에 늘 답이 있다”며 영업조직 관리에 집중한 결과, 저성장·저금리 속에서도 실적 개선을 이뤘고, 김 행장도 지난 1년간 전국을 두 바퀴 돌며 고객 접점 확대에 주력해 왔다.
과감한 개혁과 철저한 현장경영으로 경영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3명의 양띠 CEO는 올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윤 회장- LIG손해보험 인수 시너지) △해외 시장 공략(김 사장-해외사업 강화) △소매영업 강화(김 행장-농협금융 중심으로 투자상품 브랜드 ‘올셋’ 론칭)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