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입상품의 교역조건이 지난달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3년 8개월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무역조건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한 단위를 수출해 번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년 100 기준)는 지난 11월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오른 92.40을 기록했다.
기준연도인 2010년에 한 단위 수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이 100개였다면 이제는 92.4개라는 뜻이다. 2011년 3월(92.42) 이후 3년 8개월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수출가격지수가 전년동월비 4.4% 하락했으나 수입가격지수가 이보다 더 큰 7.2% 떨어진 영향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상승폭은 작년 10월(3.2%) 이후 1년 1개월내 최대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추이를 보면 지난 5월부터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으나 9월부터는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띠었다.
정귀연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우리나라 순상품교역조건이 개선된 것은 국제유가 급락 사태가 주요인”이라며 “지난달 경유, 휘발유 등 소비재인 정제유 제품 가격은 떨어졌지만 원유, 철광석 등 원자재에 속하는 광산품 가격은 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비 1.8%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섬유·가죽제품(-13.6%), 농림수산품(-18.7%), 수송장비(-6.6%) 등은 크게 떨어졌다. 반면 반도체 ·전자표시장치(13.5%), 정밀기기(10.5%), 1차금속제품(4.4%) 등은 상승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2.6%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석탄 ·석유제품(-9.2%)이 가장 큰폭으로 떨어졌다. 섬유·가죽제품(-7.1%), 1차금속제품(-2.8%), 농림수산품(-3.4%) 등도 내렸다. 이와 달리 수송장비(12.6%), 전기·전자기기(5.6%), 일반기계(19.2%), 정밀기기(10.0%) 등은 올랐다.
한 단위가 아닌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24.28로 작년 같은 달보다 4.9%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수출물량도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