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검은 화요일’로 불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루블화 대폭락 사태 이후 러시아 주민들의 물품 사재기가 계속되고 있다.
루블화 가치 추가 폭락으로 물가 급등을 우려해 자동차, 기구, 전자제품, 의류 생필품 등을 앞다퉈 사들이고 있어 일부 매장 진열대가 텅텅 비기도 하고 상당수 물품은 가격이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고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메트로 인근 스웨덴 가구매장 ‘이케아(IKEA)’ 안에는 ‘주문 폭주로 부엌가구와 생활 가전제품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고 한 고급 자동차 매장에서는 ‘한 사람에게 2대 이상의 BMW 승용차를 팔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써 붙여 있었다. 이는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물품의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로 사재기하는 사람들이 자동차, 전자제품, 가구 매장 등에 몰리면서 품절현상이 이어져 매장에서 내놓은 임시방편의 해결방안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6~8%, 폴크스바겐은 2~5%, 중국 체리(Chery) 등의 가격은 5%로 올랐고 대다수 가전제품은 10%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인상 폭을 정하지 못한 업체들은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이케아 측은 “점차 가격을 올릴 계획이나 아직 얼마를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물건값이 오를 내년 1월이 되면 지금 부는 사재기 열풍이 사라지고 곧이어 불안한 미래를 위한 저축 심리가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브치옴(VTSIOM)가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80%의 주민이 절약모드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