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16일 공사인부 사망 사고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공연장에 대해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 제2롯데월드 영화관 전체 및 수족관 전체에 대한 사용제한 명령도 함께 내렸다.
공연장에 대한 공사 중단은 공사인부 사망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이뤄질 계획이며, 영화관과 수족관에 대한 사용제한은 정밀안전진단과 보수․보강공사 완료시까지 진행된다.
롯데 측은 시의 결정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의 이번 조치를 분명하게 수용해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며 “영화관 및 수족관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과 보수공사를 충실히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임시사용승인 조건에는 안전관리 시민자문단 등 점검결과에 따라 건축물의 사용상 예기치 못한 위험요인 발생이 우려되는 경우 공사 중단, 사용제한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시는 “사고위험 요인이 지속되면 사용제한 및 금지, 임시사용승인 취소까지 단계적으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간 제2롯데월드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시의 이런 조치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이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한 일부 시설만 사용제한 명령을 내린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날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해 롯데 측이 늑장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친 정황이 포착되면서 제2롯데월드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한 김모(63)씨는 이날 낮 12시 58분께 제2롯데월드 쇼핑몰동 콘서트홀 공사장에서 두개골이 깨지고 목뼈와 왼쪽 다리뼈가 탈골된 채 발견됐다.
김씨를 발견한 화기감시원은 119에 신고하는 대신 사측에 보고했고, 사측은 7분 만에야 지정병원인 서울병원에 연락해 구급차를 요청했다. 이 구급차는 15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사고 현장과 가장 가까운 잠실 119안전센터는 1.3km 떨어져 있다. 반면 서울병원은 2.66km 거리에 있다.
김씨는 결국 서울병원 구급차에 실려 아산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업계에선 롯데 측이 119가 아니라 긴급 출동 체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사설병원에 신고해 김씨의 미약한 생존 기회마저 놓치게 만든 것이 아니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병원 측 구급차에 응급조치 전문가가 동승하지 않아 김씨가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롯데 측이 사고 사실을 감추려고 119에 신고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4월 제2롯데월드에서 배관공사 중이던 근로자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소방서에 즉각 신고하지 않아 사망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