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연료전지란 휴대폰, 노트북 컴퓨터 등 휴대용 기기에 사용되는 출력 100Wh 이하의 연료전지시스템을 지칭하는 것으로, 연료의 선택이 자유롭고 대형 연료전지 시스템과 비교할 때 가격 경쟁력이 높아 연료전지 시장 창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노트북 등에 사용하는 배터리의 경우 2~3시간 마다 교환해야 하고, 배터리 충전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차세대 대체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는 이를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에서 변환시스템을 필요로 하는데, 이 때 대표적인 변환시스템이 바로 연료전지다.
자동차, 가정용·산업용 발전기, 휴대용 기기 등 활용 범위가 넓어 2010년 세계 시장 규모가 1천억 불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기술력이 부족하고 제조비용이 높아 이렇다 할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명근 박사팀이 개발한 소형 연료전지시스템은 수소화붕소나트륨 화합물의 가수분해 방식을 이용한 수소발생장치와 연료전지 스택, 전력관리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연료전지와 배터리의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두 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기존의 연료전지시스템이 연료전지에서 발생된 전력으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이 배터리를 기기의 실제 전원으로 사용하는 일차적인 수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데 반해, 한명근 박사팀이 개발한 소형 연료전지시스템은 연료전지의 전압이 임계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연료전지에서 발생되는 전력을 직접 사용하다가, 임계수준에 도달한 후부터 배터리에서 전류를 끌어 쓰는 새로운 개념의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연료전지시스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또 기존의 수소화붕소나트륨 화합물을 이용한 수소발생장치가 갈수록 연료전지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던 데 반해, 한명근 박사팀이 개발한 소형 수소발생장치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덕분에 시간이 지나도 연료전지의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다. 한명근 박사팀은 현재 이와 관련된 국내·국제 특허를 준비 중이다.
한명근 박사팀은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 돈 저바지오(Don Gervasio) 교수팀과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이번 결실을 맺었다. 연료전지와 배터리로 구성된 하이브리드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제어하는 전력관리시스템은 서울대학교 장래혁 교수팀이 맡았다.
이번에 개발된 소형 연료전지시스템 시작품은 지난 7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디자인자동화학회에 출품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지난 9월에 열린 미국화학회에서도 관련 자료를 배포해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 박사는 “상용화를 통해 관련 중소기업 지원과 우리나라 연료전지 시장 창출을 유도하고, 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 개발에 힘써 빠른 시일 안에 버전2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 서울대, 연세대 등과 컨소시움을 구성해 국제 공동연구를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한 박사는 연세대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하고 워싱턴대에서 재료공학으로 석사, 유타대에서 금속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바텔연구소에서 전기화학분야의 선행연구 경험을 쌓은 바 있다.
한 박사는 생산기술연구원으로 옮긴 후에는 국제협력단장직을 맡아 생기원의 국제 공동연구 업무를 관장하는 한편, 연료전지용 고성능 촉매, 신 전해질막, 수소 저장물질, 촉매 재생공정 등 연료전지 전반에 걸친 연구를 병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