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2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엣지’는 지난 9월 열린 ‘삼성 언팩 2014’에서 모습을 드러낸 후 한 달여만에 공식 출시됐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에) 공급 물량이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갤럭시노트 엣지에 열광하는 이유는 물결처럼 부드럽게 휘어진 측면 화면이 주는 신선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개발팀이 제조팀, 품질팀과 협업해 2012년 하반기부터 1년 넘게 공들인 제품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08년부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기판이나, 봉지 공정 등을 연구했다. 이후 2011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 2013년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갤럭시 라운드’가 출시됐다.
정철우 제품개발팀 수석연구원은 “이번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는 한쪽 면이 휘어진 세계 첫 제품이자 삼성의 2단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인 만큼 모든 부서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며 “개발자들이 직접 나서 관련 부서의 협력을 이끌어 냈고, 결국 양산 설비투자에 대해 승인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 디자인에 대한 비밀을 귀띔했다. 정 수석은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는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사진을 붙인 우체통을 본 적이 있다고 한다. 막힘없이 시원하게 떨어지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는데,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스마트폰에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자 그 우체통이 생각났다는 것. 정 수석은 “폭포수처럼 엣지 스크린을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바뀌는) UI(사용자환경)가 무척 매력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를 완성하는 데 있어 최대의 적은 바로 ‘공기’였다. 남궁준 책임연구원은 “구부러진 면에 패널과 커버글라스(윈도)를 기포 없이 잘 붙이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평면의 부품을 기계적인 결함없이 붙이고, 이렇게 접합된 부품들이 스트레스 없이 작동하게 제어하는 것이 난제였다”고 설명했다.
커브드 엣지 개발팀은 이러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꼬박 새기도 했다. 남궁 책임은 “개발 기간 팀원들 모두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그 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수석은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향후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등 IT 분야에 더해 자동차 부문까지 확대 적용될 것”이라며 “빅데이터 시대에 정보량의 폭발적인 증가로 디스플레이 제품 역시 기존에 쓸 수 없었던 측면을 활용한 정보 전달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