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돼지고기값 폭등으로 햄에 이어 냉동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른다. 소비심리 악화와 경기불황으로 올해 식품업계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어 가공식품 가격인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4일 CJ제일제당은 만두 등 냉동제품 가격을 12월 30일부터 인상한다고 밝혔다. 평균 인상률은 6.5%로, 대표 품목인 냉동 육가공은 7.1%, 만두는 5.9% 수준이다.
회사 측은 이번 가격인상이 국내 돼지유행성설사병 영향으로 올해 초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한 데 이어, 비수기인 겨울시즌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세가 지속되며 원가압박이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냉동 육가공과 만두 원료로 사용되는 국내산 뒷다리살 공급물량 감소로 제조 원가 부담이 심각하다”며 “원료육이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실제로는 19%가 넘는 인상이 불가피 하지만 인상률을 각각 7%대, 5%대 수준으로 제한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냉동 육가공과 만두 가격인상은 2011년 이후 3년 만이다. 냉동 육가공이나 만두에 사용되는 국내산 원료육(뒷다리살) 시세는 지난해 대비 66.4% 상승된 1kg당 4909원에 형성돼 있다.
식품업계 선두인 CJ제일제당이 가격인상의 신호탄을 쏘면서 다른 식품기업들도 가격인상에 나설 채비를 갖출 것으로 점쳐진다. 먼저 냉동식품의 경우 동원F&B가 돈가스를 제외한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햄 가격을 가장 먼저 올렸던 롯데푸드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도 가장 대표적인 식품이 라면이다. 1위 업체인 농심은 밀가루 값 인상 등 라면 가격의 상승 요인이 많았지만 2011년 이후 3년째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화 여파로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업계로선 실적 개선의 가장 쉬운 타개책인 제품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