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부터 차명거래금지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시중은행의 자금이 보험사로 몰리고 있다.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은 차명거래를 금지하는 개정 금융실명거래법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과 노후대비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소비자들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이른바 ‘빅3’ 보험사의 일시납 즉시연금초회보험료와 비과세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 보험사의 지난 9월 일시납 즉시연금 초회보험료는 지난 9월 2088억원, 10월 2844억원으로 한달새 756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인기몰이를 했던 즉시연금 판매액이 세법개정 이후 급감했지만 차명거래금지법으로 시중의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비과세 저축성보험 초회 보험료는 8월 2651억원에서 9월 2823억원, 10월 3526억원 등으로 두달새 약 1000억원 급증했다.
보험사의 즉시연금 상품과 저축성보험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비과세 혜택 때문이다. 즉시연금은 1인당 2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즉시연금은 관련법에 정하는 기준에 부합하면 15.4%의 보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준다. 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가입 다음달부터 지급받을 수 있다. 단, 1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종신보험은 사망보장과 함께 연금으로 전환할 경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저축성보험은 납입기간 5년 이상, 10년 이상 유지하면 금액에 관계없이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생보사의 이 같은 상품들은 금리면에서도 다른 금융권 상품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 은행의 1년짜리 예적금 금리가 2% 초반까지 떨어진데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일부 생보사들은 3.5% 수준의 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과세 혜택도 있지만 은퇴자금으로도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어린이 보험 상품의 경우는 해약하겠다는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