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서 불었던 러버덕 효과가 온라인으로 번지면서 이른바 '귀요미'(귀여운 사람이나 물건을 일컫는 신조어)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일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www.11st.co.kr)에 따르면 올해 10월 14일∼11월 18일 러버덕 관련 상품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0% 급증했다.
유아용 물놀이 장난감으로 쓰이던 러버덕의 주요 고객은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여성이었지만 올해는 20∼30대 남성의 구매비중이 58%로 가장 높았다.
김정환 11번가 유아용품 담당 MD는 "러버덕 전시 이후 상품 인지도가 급상승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가격도 개당 5천원 안팎이어서 젊은 남성들이 여자친구나 자녀 선물용으로 많이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버덕의 인기에 작고 귀여운 인형과 사무용품들도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같은 기간 7cm 내외의 크기로 곰을 의인화한 모형 장난감인 '베어브릭'(Bearbrick)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80% 늘었다.
2001년 일본의 장난감 회사가 성인 소비자를 타깃으로 만든 베어브릭은 곰 인형의 포근한 이미지와 레고의 귀여운 이미지를 모두 연상시키는데다 캐릭터·영화·국기등과 접목한 다양한 디자인이 판매되고 있어 수집하는 소비자도 많다는 게 11번가 측의 설명이다.
아기 모습의 무게 50g짜리 피규어 '소니엔젤'도 이 기간 매출이 57% 늘었다.
실내 인테리어 소품 또는 차량 장식용으로 구입하는 고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사무용품 가운데는 전자제품 업체 도시바가 고래 모양의 자사 마스코트 '파라짱'을 활용해 만든 USB와 마우스 매출이 1년 사이 35% 늘었다.
유통업계에서는 일상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귀여운 아이템이 취업난과 직장 생활에 지친 성인 고객들에게 '힐링'의 수단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달 15일에는 동대문 DDP에서 포켓몬스터 캐릭터 '피카츄'을 이용한 퍼포먼스인 '피카츄 쇼타임'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상의 우려로 행사가 축소된 바 있다.
박종복 11번가 자동차취미팀장은 "귀여움이 극대화된 상품들은 잠시나마 일상의 시름과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힐링 아이템"이라며 "이런 상품들은 앞으로 다양한 제품과 결합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