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소비세율 인상 연기라는 승부수에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것.
일각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140엔선을 돌파해 1998년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달러·엔 환율은 17일에 이어 이날도 117엔선을 넘어 지난 2007년 10월 이후 7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앨버트 에드워즈 투자전략가는 내년 1분기 말이면 달러·엔 환율이 145엔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BNP파리바의 고노 류타로 수석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초 달러·엔 환율이 120엔을 넘어서 내년 말에 달러·엔 환율이 130엔대로 오르고 2016년에 140엔선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은행(BOJ)가 (정책수단을 동원해 금융자금이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금융억압’을 시장 예상보다 더 이르게 시작했다”며 “이에 실질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해 엔화 약세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바스티앙 갈리 소시에테제네랄 선임 외환 투자전략가는 “댐이 받는 압력이 너무 세 구멍이 나기 시작하면 붕괴해 물이 쏟아질 것”이라며 “달러·엔 환율도 통제할 수 없어 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의원 해산 및 조기 총선과 증세 연기로 엔화에 대한 약세 전망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아베가 총리에 취임한 지난 2012년 12월 이후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27% 빠졌다. BOJ도 지난달 말 본원통화 규모를 기존 60조~70조 엔에서 80조 엔으로 확대하는 등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대만 카이지증권은 “지금 이상으로 급격하게 엔화 약세가 진행되면 정부 부채가 팽창하면서 엔화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투자자들이 일본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액셀 머크 머크인베스트먼트 사장은 “달러·엔 환율이 145엔을 돌파할 수도 있다”며 “아베는 정책이 효과적이지 않으면 다시 베팅을 늘릴 것으로 봤고 이것이 들어맞았다. 그러나 경제회복에 실패하는 등 엔저 정책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