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심장을 사람이 이식받아 생명을 연장하는 방법이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농촌진흥청이 국내 최초로 거부반응 두가지를 모두 억제한 형질전환 돼지의 심장을 원숭이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달 6일 이종 장기 이식시 초급성 거부반응과 보체 반응에 의한 급성거부 반응을 조절한 다중 형질전환 돼지 ‘믿음이’의 심장을 원숭이에 이식해 현재까지 건강하게 살아있다고 3일 밝혔다.
이상재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은 “이번에 성공한 2세대 바이오장기 연구에 이어 3개 이상의 유전자를 제어하는 3세대 바이오장기용 돼지의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초급성, 급성, 혈관성 거부반응까지 극복한 바이오장기용 돼지를 개발해 영장류 이식에 성공하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도 한 발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 장기 이식의 문제점은 다른 동물이나 타인의 장기를 이식할 때 몸에서 이를 세균으로 여겨 공격하는 면역 방어 시스템 때문에 초급성, 급성, 혈관성, 만성의 순서로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이미 초급성 거부반응을 조절하는 돼지 장기 이식은 성공했지만 국내에서 초급성과 급성 두가지 모두 조절된 2단계 장기이식 성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 2015년까지 장기이식 대기자는 최대 158만명이지만 공여장기 절대부족으로 약 10% 환자만 장기이식을 받을 수 있어 바이오장기 대량 생산이 필요한 때다. 이런 상황에서 돼지는 다른 포유동물에 비해 생리와 장기의 형태가 인간과 가장 유사해 바이오장기 생산연구의 매개체로 전 세계에서 연구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혈관성 거부반응까지 제어할 수 있는 유전자가 추가된 돼지를 개발하는 등 최대 5개 이상의 유전자가 조작된 형질전환 돼지를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미국은 이 다중 형질전환 돼지의 장기를 원숭이에 이식해 그 효과를 알아보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삼성연구소가 지난 2007년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바이오 인공장기 세계시장은 연평균 14% 성장해 2020년에는 1625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장은 “바이오장기 연구 등 서로 다른 기술 간의 융복합 연구를 더욱 강화해 축산업이 국가 차세대 성장 동력원으로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