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검은 옷을 입지 마세요. 내 괴로운 날들은 잊고 바람이 나를 데려가게 해주세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7년간 복역하다 끝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이란 여성 레이하네 자바리(26)가 어머니에게 육성으로 남긴 유언이다.
이란 반정부단체 '국민저항위원회'(NCRI)는 자바리가 사형을 당한 25일(현지시간) 그가 지난 4월1일자로 녹음한 유언 전문을 영어로 번역해 공개했다.
자바리는 유언에서 "흙에서 썩고 싶지 않다. 내 눈과 젊은 심장이 먼지 속으로 사라지는 걸 원치 않는다"며 자신의 장기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그들이 내 이름을 알거나 나를 위해 꽃을 사거나 기도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심으로 어머니가 내 무덤에 와서 울고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나를 위해 검은 옷을 입지 말고, 내 괴로운 날들을 온 힘을 다해 잊고, 바람이 나를 데려가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남자를 찌르지 않았다면 자신은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시체로 길거리에 내버려졌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만큼의 부와 권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살인자는 절대 잡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바리는 사형 집행 전날인 24일 1시간 동안 어머니와 만나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눴다.
자바리는 19살이던 2007년 자신을 빈집으로 유인해 성폭행하려던 전직 이란 정보기관 요원 모르테자 압돌라리 사르반디를 살해한 혐의로 2009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자바리는 방어를 위해 칼로 남자의 등을 한 차례 찌른 것은 인정했지만, 그를 살해한 것은 다른 남자라고 주장해왔다.
유엔과 앰네스티 등 국제사회의 구명 운동이 이어지고 전 세계에서 20만 명이 석방 탄원서에 서명했지만, 이란 정부는 지난 4월과 9월 두 차례 집행을 연기한 끝에 25일 새벽 교수형을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