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3일 KB국민카드에 가맹점 계약을 종료한다고 통보했다. 현대차가 KB국민카드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면 앞으로 현대자동차 대리점에서는 KB카드로 차를 살 수 없게 돼 고객들의 불편이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달 말 가맹점 수수료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갱신을 거절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국민카드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두달여간 국민카드와 복합할부 수수료 재협상 요청을 했으나 국민카드가 계약기간을 한 달 유예해 협상을 하자는 요청에도 답변이 없어 불가피하게 계약 종료를 통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합할부금융이란 고객이 캐피탈사와 계약을 맺고 차를 살 때 카드사가 끼어 들어가는 구조로, 캐피탈사가 권유하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캐피탈사가 고객 대신 카드사에 차 값을 내주고, 고객은 캐피탈사에 할부금을 갚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카드사들과 수수료 인하를 놓고 개별 협상에 돌입했으며 현재 1.9% 수준인 자동차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율을 0.7%까지 낮추자고 제안했지만, 카드사들은 현대차가 요구하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난 2012년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정하는 수수료 산정 기준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맞서고 있다.
현재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1.9%)는 카드사가 0.57%를 가져가고, 캐피털사(0.33%)와 자동차 영업사원(1.0%)이 나머지 1.33%를 가져가는 구조다.
KB국민카드와의 협상이 시작부터 순탄치 않아 추후 진행될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 타 카드사와의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KB국민카드와 협상이 막히자 가맹점 계약 종료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