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 채권시장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외국인의 원화 채권잔고는 100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과 키움증권 등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주(10.13∼17) 원화채권 2조842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간 단위 순매수 규모로는 작년 6월 둘째 주 이후 1년 4개월만에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 채권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이유는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와 달러강세 등이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게 채권시장 확대의 배경이다. 나아가 유럽과 일본, 중국 등의 경기부진 우려가 높아지면서 각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과 대만,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어서 아직은 수익을 기대할 만하다는 점도 외국인 원화채권 매수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주 외국인은 국채 4968억원, 통안채 2조3천154억원을 순매수했다. 장기물을 중심의 채권 매수세에서 종류별 매수세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주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액은 전 주말보다 2조5929억원(발행시장 포함) 증가했다.
지난 20일 기준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액은 99조249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권 100조원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외국인 보유 잔고는 조만간 1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보유 원화채권의 만기도래 규모가 3주째 5000억원 이하에서 유지되고 있다. 올 하반기 외국인의 주간 평균 순매수 규모는 7757억원 수준이다. 만기도래보다 순매수 규모가 큰 상황이다.
김지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신흥시장에서는 한국시장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편이고 시장의 여건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외국인들의 보유비중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