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로엔
늙은 아버지가 예닐곱 소년으로 서 있다
초가집엔 가난한 꿈들이 이엉처럼 단단히 묶인 채
토담을 따라 흐르고
논두렁마다 가난을 솎아내듯
곧게 선 측량대의 선명한 눈빛
낡은 흑백사진 속에 들어찬 계절이 눈부시다
노부(老父)는 사진 한 장에 60년대 삶을 도면한다
신작로 중심에서 세월의 반지름를 측량하고
그리움 서린 곳마다 삼각점을 찍어...
햇살을 입에 물고 잎을 트운 꽃들과
그 붉은 유두를 빨며 자란 나무들과
알알이 박힌 금빛을 녹여 쌓인 볏단에 내린 가을 풍경과
스치듯 부유하는 정다운 얼굴과 아쉬운 까닭과 죄송한 마음이
세월의 자명종에 소리도 없이 울다 쌓이면
그리움만 수북히 동심으로 노를 저어 간다
풀잎에 서걱이며 고개 드는 저 삐비꽃 소리에 내리던
8분의 6박자 만큼 언...
날숨과 함께
쏟아지는 민들레 홀씨처럼
역사(驛舍)는 갓 개화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분분하게 날리는 발자국 소리
어디든 가 닿으면, 꽃이 피니
초침이 분침을 자극하며 일어서는 시침처럼
사람들은 저마다 잉걸불로 반짝이고
광장 너머
제 한 몸 누인 자리에서 꽃을 피운다
예정된 시간표를 따라 상행선 기차에 들숨이 든다
역사(驛舍)에 선 포자들의 아름다운...
- 들에 선 바람은 헝클어진 입자들을 모으고 무질서한 가운데 하나의 질서를 만들었다
제 1 간음
몇몇 사람 중에 한 여자가 배꼽 아래에 까지 술렁이게 하는 눈웃음을 친다
비탈길 내려 정차하는 순간까지 녹슨 타이어 자국의 주름만큼 나를 보며.
손잡이에 손목을 매달고 흔들림 바둥거리며 견디는 사람과 다르게 우회하는 간음으로 여자를 본다 도톱한 볼 살에 고인...
강물에 어머니를 묻고
돌아오는 넝마 길 위에 피는 저녁놀
영혼은 슬픔의 무게를 닮아 결빙된 기-인 그림자
차안과 피안을 경계하듯 강물은 평심으로 흐르고
한-밤내 물빛으로 홀로 선 보름달이 따라 흐른다
꿈 인듯 어머니를 안고 가는 강물에게?
봉함된 편지 한 통 보내고 삼칠일 답장을 기다린다
추신의 약속도 없이 사계의 끝자락에서
당신을 불러 보면??...
구름이 점자로 흐르던 날
가끔 눈 먼 바람이 와 모든 점자를 해독하면
민들레 홑씨처럼 쏟아지는 자음과 모음
‘ㅎ’‘ㅐ’‘ㅅ', 'ㅅ’‘ㅏ’‘ㄹ'
그 길을 밟고
다지며 한 뼘씩 자라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그 속에 깃든 햇살이
한 없이 눈부신데
오후 한 때 나는 보았네
보도블록에 정차한 무거운 햇살을 등에 이고,
낡은 비문처럼 암각(岩刻)된 갑골문자를...
받아서 누리는 것은 자신의 분수 밖을 넘지 말고, 수양해서 실천하는 것은 자신의 분수 안으로 줄이지 말라는 뜻입니다."
스마트폰 악세서리 국내 수입 판매업체인 아리움 디자인 강규호 대표(사진)는 자신의 좌우명에 대해 이 같이 밝히고, "분수에 맞는 삶을 살고, 과욕을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우리 사회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