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뒷담화] 우리투자증권-NH농협증권 합병… ‘로고’가 문제다

입력 2014-06-18 13:45 수정 2014-06-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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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오는 12월 하나의 회사로 합쳐집니다. 이름은 NH우투증권. 우리투자증권의 브랜드 가치를 고려해 우투 이름을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양 증권사가 통합하면 말 그대로 명실상부한 1위 증권사가 탄생하게 되는데요. 임종률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2일 간담회를 열고 2020년에 NH우투증권을 당기순이익 4000억원의 초우량 증권사로 키우겠다는 각오도 다졌습니다.

모든 게 순조로워 보이지만, 문제는 사소한 듯 아닌 듯 애매한 부분에서 나옵니다. 바로 농협의 로고입니다. 농협 로고를 다소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 직원들이 아직 많은 게 사실입니다. 이미 직원들에게는 다음달 1일부터 달고 다니라는 농협 로고가 담긴 배지가 전달됐습니다만 새로운 배지를 불편해 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투자증권이 후원하는 골프팀 모자에도 농협 로고가 새겨졌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투자증권의 직원들은 이런 속내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솔직히 어색하죠. 우리끼리 우스개 소리로 골프 치러 온 게 아니라 모내기에 온 것 같다는 말도 합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합병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방송광고와 신문 광고도 내보내고 있지만 아직 우투 위에 있는 농협 로고는 어색한 게 사실입니다.

사실 농협은 지난 2007년 촌스러움을 벗어내고자 시도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푸른색 바탕에 흰색으로 NH를 새기고 전통적인 농협 로고와 명칭을 그 옆에 배치한 형태의 새로운 통합 기업 이미지(CI)를 선보인 겁니다. 당시 농협 안팎에선 기존 ‘농협’ 이미지가 투박하고 ‘촌티’가 나기 때문에 이미지 혁신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죠.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의 모든 점포에 ‘NH’ 로고가 들어간 새로운 간판이 내걸었습니다. 이름에서 농협은 뺐죠.

하지만 버렸던 ‘농협’은 2012년 다시 돌아왔습니다. 충성도 높은 농촌 고객들이 낯선 것에 대한 거부 반응을 나타내면서 매출로 직결됐기 때문입니다. NH로 개명한 계열사 이름에 ‘농협’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바뀐 거죠.

NH우투증권에 농협의 이름은 없습니다. 하지만 농협 로고는 그대로죠. 과거 농협을 지우려던 그들의 생각과 지금 우리투자증권 직원들의 생각은 비슷할 듯합니다.

문제는 이 같은 직원들의 불만이 오래가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물리적인 합병은 계획대로 진행된다 해도, 직원들의 마음속에 소속감을 심는 화학적 합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조직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물론 시간이 필요하겠죠. 몸과 마음이 하나로 합쳐져 진짜 1등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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