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필리핀 정상이 17일 국방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빈방한 중인 베니그노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MOU체결을 비롯해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을 국빈방문한 외국정상은 아키노 대통령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따라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VIP(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국가정상을 모두 만난 셈이다.
박 대통령은 필리핀이 지난 1월 한국산 경전투기 FA-50 12대(4억4300만 달러)를 도입키로 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하며 세부적인 계약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해군 호위함 등 필리핀이 현재 논의 중인 다른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협력을 바란다”고 말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필리핀의 긴 해안선을 방위하는 데 120여척의 함정으로 부족하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안보환경이 유사한 한국의 군수품과 전력이 필리핀에 매우 유용하다. 한국과 같은 우방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의 인연도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부녀(父女)가 대통령을 지냈고, 아키노 대통령은 모자(母子)가 대통령을 이었다. 특히 아키노 대통령의 선친인 아키노 전 상원의원은 6·25한국전쟁 때 17세의 나이에 종군기자로 활약했다.
박 대통령은 “필리핀은 6·25 때 우리나라를 도운 우방이고 아세안 국가 가운데 최초로 수교를 맺은 국가”라며 “한국 최초의 다문화 국회의원도 필리핀 출신의 이자스민 의원”이라고 양국의 인연을 강조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만찬에서 “저의 어머니께서 필리핀 첫 여성 대통령이셨듯이 (박) 대통령께서 최초의 한국 여성 대통령으로서 한국 국민들을 보다 나은 미래로 끌어나가는데 있어서 충분한 복원력과 힘을 갖게 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