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출신 불법체류자 정식교수 됐다

입력 2013-07-3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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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샤샤 국립대 엘리트 욤비 토나씨, 내전 피해 한국행… 김혁종 총장 도움으로 강단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기’라는 책을 낸 콩고 민주공화국 난민 욤비 토나(47·사진)씨가 광주대 교수로 초빙됐다.

30일 광주대는 토나씨를 자율융복합전공학부 교수로 초빙해 2학기부터 인권·평화·외국어 강의를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어와 프랑스어가 능통한 토나씨는 콩고 민주공화국의 작은 부족국가 왕자 출신이다. 그는 킨샤샤 국립대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으로 학·석사학위를 받고 정부기관에서 근무한 엘리트다. 하지만 500만명의 희생자를 낸 콩고 내전이 발발하면서 그의 인생은 뒤바뀌었다. 그는 2002년 정치적 박해를 피해 홀로 콩고를 탈출, 한국에 왔다.

불법체류자로 공장을 전전하며 숱한 인종차별적 발언과 모욕을 당했지만 2008년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합법적 체류가 가능해졌다. 토나씨는 콩고에 두고 온 가족도 모두 한국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난민보호단체에서 알선해 준 직장의 외국인 환자 안내 등 잡무로 받는 월급으로는 생활하기가 빠듯했다. 여섯 명의 대식구가 지낼 만한 집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아 어려운 생활이 이어졌다.

그러던 그의 인생은 지난 2월 한 방송사가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방영하며 바뀌기 시작했다. 우연히 방송을 본 광주대 김혁종 총장이 그를 돕는 방안을 대학 차원에서 찾아 나선 것이다. 김 총장은 여러 방면으로 토나씨를 도울 방법을 찾다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그의 의사를 존중해 교수로 초빙하고 가족이 지낼 수 있는 아파트도 마련해 줄 방침이다.

토나씨는 난민구호단체, 인권운동단체 NGO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토나씨는 국내 유수 대학들에서 인권 관련 특강을 해 온 점을 대학 측으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그의 다양한 배경, 경력, 경험이 인권, 평화, 소수자에 대한 대학생들의 시각을 넓히고 국제적 감각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토나씨는 “광주대의 배려로 한국 땅에서 마침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게 됐다”며 “언젠가는 내 나라로 돌아가 한국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경험을 살려 전쟁과 가난에 시달리는 고국을 변화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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