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개성공단 차단 2일째… 자재도 없고 취사 난방도 끊길판

입력 2013-04-04 10:58 수정 2013-04-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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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도라산역 남북출입국사무소 가보니

▲북한이 개성공단 출경을 이틀째 불허한 4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방인권 기자 bink7119@
“혹시 출경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왔습니다. 완제품을 출고하지 못해 납품업체 거래 등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착잡할 뿐입니다.”

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 남북출입국사무소(CIQ)의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달랐다. 과거 북의 도발에도 ‘개성공단은 괜찮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었지만, 전 날인 3일부터 입경이 차단되자 이들의 얼굴에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북한의 개성공단 출입 차단 이틀째인 이날 남북출입국사무소는 수 십여명의 취재진과 출경을 기다리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한데 모여 북적거렸다. 북한은 개성공단 근로자는 물론 원부자재, 식자재를 실은 화물차조차 진입을 금지했다.

첫 출경 시간인 8시30분을 1분여 지났을 시점, 남북출입국사무소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출경을 할 수 없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일말의 희망을 기대했던 관계자들은 일제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당초 계획됐던 출입경 인원은 총 1509명(출경 526명, 입경 983명). 그러나 출경이 금지되면서 입경인원은 4배 가까이 감소한 222명으로 줄어들었다. 1500명이 넘는 근로자들의 발이 묶인 가운데 원부자재와 식자재 등을 싣고 출경을 기다렸던 화물차 421대도 다시 되돌아갔다.

개성공단 진입이 이틀 연속 이어지자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가장 시급한 것은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 납품과 현지 남측 주재원들의 생활보장이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수는 123개, 누적 생산액은 19억3957만 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을 기한 내에 납품하지 못한다면 2차, 3차 피해가 확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방복진 재영솔루텍 운송업무담당 사원은 “확실한게 없어 착잡하다. 오늘이라도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이번 주는 힘들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며 “오늘 식자재와 원자재를 실은 5톤 트럭을 갖고 들어가려고 했다. 자재 반입이 안된다면 생산을 할 수 없는 데 납품 거래가 끊길 수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생산업무와 더불어 우려되는 것이 현지 주재원들의 생활이다. 북한 개성공단 내에서는 공장 운영은 물론 취사, 난방에 사용되는 가스 조달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일부 공장에서 가스 보유량이 소진되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나인모드 사장)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123개 중 의류업체 3곳의 가스 공급이 중단돼 생산은 물론 취사, 난방도 못하고 있다”며 “오늘 가스 재고가 떨어진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출경을 기다리던 허성철 SN에너지 관리부장도 걱정을 감추지 않았다. 한 번의 가스 충전으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은 평균 5일이다. 북한의 휴일(청명절)인 이달 5일을 제외하고 이번 주 내 출입경이 가능한 날짜는 토요일인 6일 단 하루다. 만약 6일마저 출경이 제한된다면 대다수의 입주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허 부장은 “오늘 못 들어가면 5~6개 공장에서 가스 재고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개성공단 현지에서 가스를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각 회사에서 개성공단 현지 직원들에게 가스사용량을 줄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오전 10시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긴급상황점검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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