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e-장면]신지애와 리디아 고, 누가 더 떨었을까

입력 2013-02-1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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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사진=연합뉴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우승컵은 신지애(25ㆍ미래에셋)에게 돌아갔다. 이 대회는 4라운드 동안 각종 명장면을 연출하며 전 세계 골프팬들을 매료시켰다.

눈에 보이지 않는 명장면도 있었다. 최종 4라운드 마지막 조에서 함께 플레이한 신지애와 리디아 고(16ㆍ고보경)의 심리전이다.

신지애와 리디아 고의 맞대결은 경기 시작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프로최강’과 ‘아마최강’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닮은꼴 ‘골프천재’로서 출중한 기량은 물론 강철같은 멘탈 테크닉까지 겸비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다는 게 최대 장점으로 뽑힌다.

두 사람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해 CN 캐나디언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신지애와 리디아 고는 같은 조에서 플레이, 리디아 고의 최연소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신지애는 자존심에 타격을 입었다. 아마추어에게 우승컵을 내줬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도 않았을 수도 있다. 따라서 신지애로서는 리디아 고에게 설욕할 수 있는 기회였다. 결국 강철과 같은 마인드컨트롤을 지닌 두 선수라도 부담감이 큰 대회였다.

그렇다면 두 사람 중 누가 더 많은 부담감을 느꼈을까. 두 사람의 ‘긴장지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확실한 것은 평상시보다 더 긴장한 모습이었다.

특히 16세의 고교생 골퍼 리디아 고로서는 부담감이 컸다. 1번홀(파5) 티샷 실수로 시작된 더블보기와 2번홀(파4) 보기 등 부담감을 떨쳐버리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과도한 부담감은 그린 주변 숏게임과 퍼팅 감각도 무디게 만들었다.

신지애도 평소와 달랐다.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경기 내내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14번홀(파4)의 천금같은 버디가 나오기까지 힘든 경기가 이어졌다. ‘파이널퀸’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였다.

결국 두 선수는 4라운드 동안 가장 좋지 않은 성적표를 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럴 만도 하다. 신지애는 아마추어 선수와의 맞대결이 편할 리가 없다. 지난해 맞대결에서의 패배 경험까지 있어 부담감은 더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개막전이라는 들뜬 분위기는 ‘파이널퀸’의 저력마저 무색하게 했다.

경기 경험이 부족한 리디아 고는 낯선 환경이 적이었다. 최고의 선수와 최종 라운드에서 맞붙는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벅찬 일이다. 특히 수많은 미디어에서 취재 경쟁이 이어지는 등 아마추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적응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두 선수는 중압감 속에서도 크게 동요되거나 흔들리지 않았고, 개막전부터 명승부를 펼쳤다. 슬럼프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신지애와 차기 ‘골프여제’를 예고하고 있는 리디아 고가 펼친 보이지 않는 명승부는 전 세계 골프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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