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최세영 IBK기업은행 여신심사부 계장 "꿈은 이루어졌다"

입력 2012-11-29 11:1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어느 무더운 여름날 정오 팔삭둥이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 안에서 3개월을 더 머문 뒤 세상 밖으로 나왔다. 덕분에 뇌성마비라는 엄청난 판정을 받게 되었고, 어머니와 난 늘 한몸이 되어 병원을 근거리에 두고 생활해 왔다. 걸을 수 없었던 초등학교 6년을 부모님께서 번갈아 가며 업고서 등? 하교를 시켜주셨고 적절한 시기에 무난하게 두 다리를 수술하고 부자연스럽게나마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의족을 벗고 난생처음 혼자서 두발로 걸을 수 있었던 그날을 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어질고 좋은 성품을 지니신 부모님은 나의 정신적 멘토이며 마음의 고향이다. 그 마음의 고향에 봄날 꽃밭처럼 찬란한 기쁨과 희열이 넘쳐흐르도록 채워드리고 싶다.

“너는 존중 받을 수 있는 인격을 지녔다. 사고가 올바르지 않은 사람이 장애인이다.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라”며 늘 응원해 주시고 용기를 복돋아 주시기에 사회생활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취업의 문턱을 두드려 보니 만만치가 않았다.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끝에 국내 굴지의 IBK기업은행에 입행할 수 있게 되었다.

최종합격자 발표가 있던 날 휴대폰과 한몸이 되어 초조하게 기다렸으나 폰은 미동도 없었다. 두 다리를 어루만지며 속상해 울다가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이른 아침 “최세영씨 합격을 축하합니다” 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와 엄마는 “세영이 만세다. 세영이가 해냈다.”고 목놓아 우셨다. 난 그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하던 날 아빠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너는 2000년대의 신 지성인의 대열에 서 있음을 잊지 말고, 예의 바르며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한 언행을 생활화해야 하느니라. 모든 일을 천천히 생각하여 실행에 옮기고 다시 돌아보는 습관을 생활화해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잊을 수도 없다.

난 지금 행복하다.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봐라봐 주시며

나의 불편한 몸을 사려 깊게 헤아리시어 아침시간 가장 붐비는 시간을 피할 수 있게 출근시간도 늦춰주신 김찬익 부장님과 팀장님, 점심 식사 때 나의 손을 꼭 잡고 이동해주시는 과장님과 대리님,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게 꼼꼼히 동선배치 해주신 계장님. 여신심사부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너무도 멀고 업무 능력도 부족하지만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할 것이다. 당당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최고가 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단독 네이버, ‘AI 헬스 비서’ 첫발 뗐다…예상 질병에 병원도 찾아준다
  • 주말 최대 100㎜ ‘강수’…국군의 날부터 기온 ‘뚝’ 떨어진다
  • 삼성전자, '갤럭시 S24 FE' 공개…내달 순차 출시
  • 홍명보 감독, 내주 두 번째 명단 발표서 '부상 우려' 손흥민 포함할까
  • 뉴진스 '최후통첩', 결국 파국으로…이제 남은 건 '계약해지'뿐? [이슈크래커]
  • '흑백요리사' 백수저X흑수저 식당 어디일까?…한눈에 보는 위치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2028 수능 통합사회·통합과학 예시 문항 26개 살펴보니…
  • 오늘의 상승종목

  • 09.27 13:12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6,270,000
    • +1.91%
    • 이더리움
    • 3,495,000
    • +0.75%
    • 비트코인 캐시
    • 475,100
    • +3.73%
    • 리플
    • 776
    • -0.13%
    • 솔라나
    • 206,400
    • +3.72%
    • 에이다
    • 540
    • +4.85%
    • 이오스
    • 717
    • +1.27%
    • 트론
    • 205
    • +2.5%
    • 스텔라루멘
    • 129
    • +1.57%
    • 비트코인에스브이
    • 70,550
    • +6.65%
    • 체인링크
    • 16,720
    • +4.04%
    • 샌드박스
    • 392
    • +4.8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