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힘 실리는 금투세 유예론, 벼랑 끝 개미의 심정

입력 2022-11-29 16:40 수정 2022-11-30 13:5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25% vs 273%

10년간 지속돼온 기나긴 증시 활황기의 끝자락에서 한국과 미국 개미들이 각각 받아든 성적표다. 전자는 코스피지수, 후자는 나스닥지수의 상승률이다. 미국의 S&P500지수도 10년간 약 183% 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증시에 뛰어든 개미들의 사정은 자못 다르다.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코스피지수는 1500대에 머물던 주가가 3300으로 두배 가까이 치솟았다. 상승률은 120%에 달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115% 가량 상승했다.

당시 퍼진 ‘미장보다 국장’이란 인식은 ‘주식을 장기보유하면 상승’한다는 믿음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동학개미 운동’으로 결집한 개미 투자자들은 지속가능성을 위해 수익률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을 둘러싼 문화도 미국 증시와 닮아가길 원했다. 고배당과 장기 보유를 통해 투기가 아닌 투자를 원하고, 주주친화 경영을 외치며 물적분할 반대에 나섰다. 그러나 증시에 공포가 엄습하면서 최근 쌓아올렸던 믿음도 도전을 받고 있다. 25%냐 120%냐의 문제는 곧 ‘믿음을 계속 가져도 될지’, 아니면 ‘저버려도 될지’ 간의 다툼이다.

금투세 도입에 반대하는 개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믿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항변한다. 금투세가 적용될 경우 5000만 원 이상의 수익이 나기 전에 매도를 할 유인이 커지는 만큼 주식을 장기보유할 유인이 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선진국 증시는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투자자들에게 절세 혜택이 주어진다. 미국에선 1년 이상 장기간 보유한 주식을 처분할 경우 0~20%의 세율로 분리과세가 이뤄진다.

최근 대통령의 발언으로 금투세 유예론에 힘이 실렸지만, 유예되더라도 장기보유에 대한 인센티브를 막는 기존안이 유지된다면 2년 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거란 지적이 나온다. 주식을 오래 보유하기 보다 단기간에 팔고 나오자는 투기적 행태가 여전할 가능성이 커서다. 개미들의 항변은 더 거세질 예정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의 금투세 반대 집회와 더불어 DB하이텍과 풍산의 물적분할을 막았던 ‘물적분할 반대 주주연합’도 국회 앞 집회 참석을 예고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흑백요리사' 백수저X흑수저 식당 어디일까?…한눈에 보는 위치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이번엔 ‘딥페이크’까지…더 뜨거워진 미스코리아 폐지 목소리 [해시태그]
  • 테마주, 개인투자자 “투자할 수밖에” vs 전문가 “투기 만연해 안타까워” [코리아 ‘테마’파크②]
  • 상장사 4분기 실적 1년 새 두배…반도체·금융·車 ‘하드캐리’
  • 징검다리 연휴에 태풍 '끄라톤' 오나…예상 경로 보니
  • 이스라엘, 헤즈볼라 수장 제거...‘5차 중동전쟁’ 긴장 고조
  • ‘대출 조이기’에 박 터지는 서울 월세…깊어지는 실수요자 '한숨'
  • “외국인 MZ 성지로” K뷰티·패션 특화 세븐일레븐, 첫 오픈[가보니]
  • 오늘의 상승종목

  • 09.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6,297,000
    • -0.07%
    • 이더리움
    • 3,497,000
    • -0.29%
    • 비트코인 캐시
    • 458,600
    • -0.91%
    • 리플
    • 862
    • +6.03%
    • 솔라나
    • 206,200
    • -0.15%
    • 에이다
    • 524
    • -0.76%
    • 이오스
    • 706
    • -0.14%
    • 트론
    • 206
    • +1.48%
    • 스텔라루멘
    • 135
    • +1.5%
    • 비트코인에스브이
    • 67,550
    • -1.03%
    • 체인링크
    • 16,480
    • -2.54%
    • 샌드박스
    • 381
    • -1.0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