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평의 개평(槪評)] ‘58년 개띠’의 인생 2막을 지원하자

입력 2018-01-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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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차장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무(戊)가 음양오행에서 노란색인 ‘금’을 뜻하고, 술(戌)이 ‘개’를 뜻하기 때문에 ‘황금 개띠의 해’라고도 불린다.

‘개띠’ 하면 생각나는 것은 ‘58년 개띠’다. 그해 출생한 사람들은 으레 나이를 소개할 때 연도와 띠를 묶어 말한다. 출생 연도와 띠를 묶어 표현하는 것은 ‘58년 개띠’가 유일한 것 같다. 이들은 1970~80년대 한국 정치의 격변기를 온몸으로 겪어 냈고, 산업화를 이끌며 초고속 성장의 혜택과 쓰라림을 모두 경험했던 세대다.

1958년생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상징적인 인물들이다. 한국전쟁 이후 한 해 약 70만~80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는데, 1958년에는 100만 명에 달하는 신생아가 태어났다. 1974년에는 처음으로 고교평준화가 시작돼 본고사 없이 연합고사만 치르는 소위 ‘뺑뺑이’로 고등학교에 들어간 첫 세대가 됐다. 유신정권 몰락과 5공화국 탄생의 정치적인 격변기를 경험했고, 39세 때인 1997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거리로 내몰리는 아픔도 맛봤다.

이들은 급속한 경제성장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린 세대이기도 하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초고속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어렵잖게 일자리를 구했고, 장사나 사업도 호황을 누려 부(富)를 축적할 기회가 그만큼 많았다.

‘58년 개띠’라는 말은 현대사에서 가장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던, 의미가 남다른 세대라는 말이다. 그들이 올해 60세가 돼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퇴장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을 살아갈 58년 개띠는 76만4000여 명이다.

궁핍했던 보릿고개를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견인한 주역들은 어떻게 노후를 준비했을까. 부모에게 헌신하고 자녀에게 올인한 마지막 세대인 그들은 노후 준비를 할 여유가 없었다. 이들은 만 62세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지만, 국민연금만으로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앞으로 20년 넘게 남은 인생을 위해 어떤 경제활동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재취업 시장에 나온 중·장년은 고단하다. 최저 수준의 연봉에서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빈번하고, 그리 안정적이지도 않다. 또 언제든 해고당할 수 있는 불안정한 위치에 서 있는 것이 그들의 현실이다.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재취업 지원이 절실하다. 보험연구원의 설문 조사를 보면 국민 5명 중 4명은 은퇴 후에도 노후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취업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은 갈수록 중·장년층의 인구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장년의 일자리 질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혔다. 중소기업이 정년 퇴직자를 계속 고용하거나 재고용한 경우에도 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사무직 퇴직자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신중년 사관학교’ 과정도 신설한다.

베이비부머 1세대인 ‘58년 개띠’가 젊을 때 그랬던 것처럼 어떻게 노후를 보내는지에 따라 은퇴 시장은 변화할 것이다. 한 은퇴 전문가는 58년생의 은퇴가 여행·금융·노동시장 등 사회 전반에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변화를 이끄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 뒷받침돼 ‘58년 개띠’가 은퇴 후 제 2인생의 황금길을 걸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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