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조선 부실, 前경영진도 책임있다

입력 2015-08-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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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산업1팀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은 대주주인 산업은행뿐 아니라 전(前) 경영진에도 분명 책임이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5월 취임한 뒤 불과 한 달 만에 해양플랜트 부문의 대규모 부실을 파악했다. 이전 최고경영자(CEO)인 고재호 전 사장은 2012년 4월부터 2015년 5월까지 회사의 수장으로 있었다. 정 사장이 한 달 만에 해낸 일을 고 전 사장이 지난 3년 동안 몰랐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경쟁업체의 말단 사원도 아는 부실을 그가 알아채지 못했을 리 없다.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는 대주주 산업은행의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도 강하다. 회사의 재무 책임자가 산은 출신인 만큼 회계 부실 역시 남 탓이란 것이다.

그러나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진이 꼭두각시인 것을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다. 평소에는 경영 독립을 외치다가 불리한 상황이 오자 회피하는 무책임한 면모도 있다. 프로젝트의 수주, 공사 진행은 주도적으로 하면서 그 결과물을 내 것이 아니란 논리로는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이제는 고 전 사장과 산은이 고의로 부실을 은폐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기업회계 기준서에 따르면 공사원가는 미성공사(비용으로 지출됐으나 매출로 잡히지 않은 항목)로 처리한다. 미성공사는 실제 발생한 원가를 기록하는 계정이다. 해당 공사에 돈이 얼마나 들어가고 있는지 업체 측이 모를 리 없다. 이 때문에 고 전 사장과 산은 출신의 재무 책임자가 재임 기간 동안 고의로 부실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란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의 책임은 정부의 기업 인사 개입에도 있다. 외생 변수에 의해 인사가 좌지우지되다 보니 연임 또는 신규 선임을 위한 줄대기, 정치권 후원 같은 부작용이 부실을 방치하게 했다.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하청업체 노동자, 소액 투자자가 고스란히 떠안는다. 부실의 책임 소재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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